콘크리트 구조물의 시공에서 폼워크(거푸집)는 콘크리트가 아직 굳지 않은 상태에서 구조 형상을 유지하고 외부 하중이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중에서도 비개수형 폼워크는 자체 지지 기능 없이 외부 지지체에 의존하는 시스템으로 벽체나 슬래브 등의 수직 및 수평 부재 형성에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이 폼워크를 너무 일찍 해체하면 콘크리트가 충분한 강도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중과 외부 하중을 견뎌야 하므로, 균열 발생, 단면 손상, 심지어는 구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지나치게 늦게 해체하면 공정 지연, 인건비 증가, 폼워크 자재의 순환율 저하 등 비효율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비개수형 폼워크 해체 시점은 콘크리트의 강도 발현 속도, 구조 부재의 형식, 양생 환경, 하중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특히 최근 고성능 콘크리트, 초기강도 콘크리트, 계절별 양생 기술 등이 다양화됨에 따라 해체 타이밍의 판단 기준도 더 정교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판단에 필요한 핵심 기술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여 실무에 적용 가능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비개수형 폼워크 해체 시기
비개수형 폼워크 해체 시기는 일반적으로 콘크리트가 설계 압축강도의 일정 비율 이상을 확보했을 때로 설정된다. 국내 기준(KCI, KBC 등)에서는 대부분 5 MPa 이상의 초기강도를 확보한 이후부터 벽체나 슬래브 등의 비개수형 거푸집을 해체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해체 시점은 구조 부재의 역할과 형식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수직 벽체는 구조적 자중이 분산되어 비교적 빨리 해체할 수 있으나 슬래브나 캔틸레버 구조는 자중에 의한 처짐이나 변형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 높은 강도 확보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슬래브 하부 폼워크는 10 MPa 이상의 강도가 확보된 이후 해체하는 것이 안전하며 캔틸레버 부재는 보통 설계 강도의 75% 이상 확보 후 해체를 권장한다. 또한 대형 구조물이나 장경간 보 구조에서는 중간 지점에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에 해체 전 별도의 강도 확인 시험이나 처짐 측정을 병행해야 한다. 현장에서 직접 채취한 콘크리트 공시체의 압축 시험 결과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며 이를 통해 부재별 해체 조건을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폼워크 해체 시점은 콘크리트 강도와 구조 부재의 특성을 반영한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양생 환경
폼워크 해체 타이밍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콘크리트 양생 환경이다. 특히 온도와 습도는 강도 발현 속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며 겨울철이나 저온 지역에서는 해체 지연이 불가피하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는 20℃ 기준에서 3일 이내에 5~10 MPa의 초기강도를 발현하지만 5℃ 이하의 저온에서는 같은 강도에 도달하기까지 5~7일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콘크리트의 온도 이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양생 커버나 보온재를 사용하여 강도 발현을 촉진하는 조치가 요구된다. 반면 여름철 고온 다습 환경에서는 강도가 빠르게 발현되지만 급속한 수분 증발로 인한 균열 위험이 증가하므로 해체 후 후속 양생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사용되는 콘크리트의 종류에 따라 강도 발현 속도는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조강 시멘트나 고성능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경우 일반 OPC(보통 포틀랜드 시멘트) 대비 이틀 이상 빠른 해체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강도 발현 예측을 위한 전산 프로그램도 현장에 도입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양생 조건과 배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체 시점을 보다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다. 콘크리트 재료 특성과 외부 환경 조건을 함께 고려하는 종합적인 해체 판단 체계가 요구되는 시대이다.
실무적 판단
실제 폼워크 해체 작업은 설계 기준이나 강도 측정 수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현장 상황에 따른 실무적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해체 작업 전 콘크리트 표면 상태, 변형, 균열 유무 등을 육안으로 점검하고 이상 징후가 있는 부재는 해체를 유보해야 한다. 둘째, 해체 순서는 구조물의 안정성을 고려해 상부에서 하부 순으로 점진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특히 보와 슬래브 연결부는 동시에 해체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구간을 나눠 작업해야 구조물의 응력 집중을 방지할 수 있다. 셋째, 해체 중에는 작업 인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낙하물 방지망, 가설지지물 등을 설치하고 지지목(서포트)의 위치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넷째, 폼워크 재사용을 위해서는 해체 시 손상이 최소화되도록 공구 사용과 작업 강도를 조절해야 하며 거푸집 표면에 콘크리트가 부착되지 않도록 박리제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구조 설계자가 지정한 해체 시기와 시공 현장의 상황이 상충할 경우에는 공정보다 안전을 우선으로 판단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구조 기술자와 협의하여 해체 여부를 조정하는 유연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무 요령은 해체 과정에서의 구조물의 장기적 안정성 유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론
비개수형 폼워크의 해체는 공정 절차를 넘어 구조적 안전성과 시공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결정이다. 해체 시기를 적절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콘크리트 강도 확보, 구조 부재 특성, 양생 환경, 시공 현장 조건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현장의 실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계절적 영향과 콘크리트 배합 특성에 따라 해체 조건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프로젝트별 특성에 맞춘 가변적 해석이 바람직하다. 향후에는 스마트 센서 기반의 콘크리트 강도 모니터링, 해체 자동 분석 시스템 등 기술적 도구의 활용을 통해 해체 시점의 안전성과 효율성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폼워크 해체는 구조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첫 번째 책임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건설 전 과정의 품질 수준이 한층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